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촬영 현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2) - 유연한 사고, 빠른 현장 판단. 무엇보다, 친해지기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촬영 현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2) - 유연한 사고, 빠른 현장 판단. 무엇보다, 친해지기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촬영 현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2) - 유연한 사고, 빠른 현장 판단. 무엇보다, 친해지기

발달장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촬영 현장, 미디어필링만의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발달장애인 배우들과 함께했던 9월

장애당사자와 함께 영상을 제작하는 미디어필링

2025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미디어필링은 공공기관에서 활용할 영상 시리즈를 제작했습니다.

본 영상 시리즈는 발달장애인 시청자가 직접 영상을 보고 학습하는 교육영상으로,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의 사용법과 주의할 점을 소개합니다. 특히, 미디어필링과 공공기관의 공통의 목표는 바로 ‘발달장애 당사자가 출연자로서 이번 영상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미디어필링은 발달장애인과 함께 제작한 영상이 많습니다. 낮에는 사서로 일하면서 다른 시간에는 미지의 세계 ‘랍국’을 탐구하는 ‘랍국박사’(<인사이드 스펙트럼 - 그려지고 있는 세계>)를 영상에 담았고, 예술인들과 함께 작사작곡을 하며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 구단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노래하는 ‘가수’도 담았습니다(<담타디: 담을 타고 넘는 멜로디>). 그리고 지금 그 가수는 일본과 한국에서 공연을 올린 경험을 갖고 있어요.

이렇듯 미디어필링은 장애당사자가 그저 화면 안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행동하는 주체로서 영상에 참여시키며 제작해왔습니다. 그럼, 미디어필링이 영상제작에 있어 장애당사자와 어떻게 협업하고 촬영하는지 알아봅시다.

지난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촬영 현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 첫 발 떼기’도 참고해보세요.



촬영 현장 가이드라인

(1) 대본을 함께 읽고, 캐릭터에 살 붙이기

대본 작성을 완료하고, 배우진과 직접 만나 대본 리딩 시간을 갖습니다. 대본 리딩 시간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합니다.

첫 째, 영상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배우들에게 설명합니다. 이 프로젝트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대본 주제와 관한 경험을 질문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라포를 쌓습니다.

둘 째, 먼저 줄글을 읽듯 같이 읽습니다. 이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각 캐릭터의 감정을 익히도록 돕습니다. 각 배우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물어봅니다.

  • 대본에 적힌 어려운 말 물어보기

대사와 지시문에 어려운 단어는 없는가? 어려운 대사를 바꾼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셋 째, 이러한 대본 리딩 시간을 통해 미디어필링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미리 확인합니다.


  • 장애당사자가 배역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확인하기

각 캐릭터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 성격에 맞는 행동과 감정을 표현하는가?

  • 장애당사자가 복잡한 연기 순서를 숙지하는지 확인하기

한 번의 녹화에서 여러 개의 과업을 자연스럽게 연결지어 수행하는가?


대본 리딩 결과를 확인하고, 배우의 성격이나 연기 역량에 맞춰 대본 및 캐릭터를 수정합니다. 



(2) 테스트 촬영은 필수

촬영 장소, 시간, 장비 등 촬영 당일 현장에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는 정말 많습니다. 본 촬영을 앞두고, 최대한 본 촬영과 같은 조건에서 테스트 촬영을 진행합니다. 카메라와 조명은 어떤 설정 값으로 진행할 것인지, 실제로 배우를 공간에 세웠을 때 원하는 연출 장면이 나오는지, 이동 동선에는 문제 없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테스트 촬영 당시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본 촬영의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합니다.



(3) 유연한 촬영 계획 세우기

촬영 전, 사전 준비 단계(프리프로덕션, Pre-production)에서 촬영 계획을 세웁니다. 글로만 적혀있던 대본을 영상으로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필링은 촬영할 장면의 목록인 ‘숏리스트’를 만들고 촬영을 시작합니다.

촬영이 시작되면, 일반적으로 한 장면 전체를 컷 없이 촬영하는 ‘마스터숏’을 찍습니다. 그 장면 안에서 벌어질 행동과 대사,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롱테이크로 찍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장애당사자가 지시문과 대사를 어렵다고 느낀다면, 현장 판단 하에 유연한 촬영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대비해 플랜B를 미리 세워 촬영에 돌입합니다.

장애당사자가 전체 장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장면을 부분적으로 촬영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을 찍기 위해 장애당사자를 반복적으로 몰아세우지 말고, 대안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면들을 미리 구상합니다.



(4) 백업 음성 녹음하기 (백업 보이스오버)

호화롭게 차려진 촬영 현장, 거대한 조명과 카메라, 헤어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 연기하게 되면, 누구나 긴장하게 됩니다. 장애당사자 배우 역시 연기에 몰입하기 어려워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를 대비해, 촬영이 종료되면 반드시 대사를 별도로 녹음합니다. 녹음한 대사는 편집 시 '보이스 오버(Voice Over)'로 속마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앞서 이야기했던 ‘대본 리딩’ 시간 이후 캐릭터를 재설정하면서 속마음으로 표현할지, 혹은 직접 대사로 표현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5) 연기력 보강 요소 준비하기

그 밖에, 시청각적 요소를 미리 고려하여 촬영합니다. 여기서 시청각적 요소란, 연기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도록 하는 그래픽(VFX, GFX)과 음향효과(SFX) 등을 말합니다.

단순히 촬영하면서 ‘후반에서 마무리해야지’라고 떠넘기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촬영 계획을 세울 때부터 어떤 장면과 구도에 시청각적 요소가 삽입될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라면, 메시지 그래픽을 띄울 수 있는 여백을 고려해서 촬영하는 것입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톤의 디자인이 좋을지, 어느 정도의 공간을 차지할지 계획해두어야 합니다.



‘좋은 영상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

미디어필링의 영상 제작 가이드는 계속됩니다.

장애인이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한 미디어필링 역시 장애당사자를 주조연 배우로 두고 함께 제작하는 과정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합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우린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모였으니까요.


미디어필링이 장애당사자과 함께 영상 제작을 하는 이 가이드라인 또한 정답은 아닙니다.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그와 친해지면서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해봅시다. 그 결과물이 곧 시청자를 몰입시키고,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며, 나아가 사회를 바꾸는 첫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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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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